2020 호주 워킹홀리데이-* (2020.12.29~)
급하게 지역이동이 결정되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다시피 큰 기대없이 지원했던 어느 리조트에서 연락이 왔고, 그 리조트가 멜번에서는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곧장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 사는 집에 2주 노티스도 못줘서 보증금 $240불을 헌납하고 떠나게 되었다......후.. 아까운 내 이십만원.. 공중분해 되어버렸구나... ^.ㅠ 뭐 어쩔 수 없지! 일이 잡혔는데!! 지금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다!! 무튼 그래서 오늘이 멜번에서 지내는 마지막 밤이 되었다. 아, 이 이야기를 해야지. 급하게 비행기와 숙소를 알아보는 바람에 비행기 예약을 분명 오전 9시 비행기로 예약한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오후 9시 30분 비행기더라.....OTL... 뭐.. 비행기표 변경도 안되고.. 취소하려면 쌩 돈이 또 나가야하니까.. 그냥 오후 비행기로 뜨기로했다. 그래서 내일 하루 더 오전 시간을 멜번 구경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 일단 오늘 짐을 다 싸놓고 내일 오전에 집주인분께 나간다고 연락드리고 짐은 그대로 두고 잠시 나갔다와서 오후 느즈막히 공항으로 출발할 생각이다. 솔직히 아직까지 내가 멜번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냥 쭉 멜번에서 살 것 같았는데.. 멜번을 뜨다니..! 지난 1년 간 지냈던 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설레고 두려운 마음도 있다. 뭐.. 그래도 항상 그래왔듯이 잘 적응할꺼다! 다 사람사는 곳인데 뭐.. 똑같겠지.. 너무 겁내지 말아야지...! 일단 내일은 오전부터 도서관도 들려서 읽던 책 마저 다 읽고 유명한 카페도 가서 맛난 커피도 사먹어야쥐!! 두 달간 일도 안하고 쉬면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서 그마나 멜번에 대해 큰 미련은 없는 것 같다. 다행인건지...^^;
아, 그리고 짐싸는거... 정말... 일이다 일이야..ㅠ 분명 나는 사모은 것도 없고 버리기만 한 것 같은데.. 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내 캐리어 무게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인가.....;; 이리저리 줄이려고 해봐도.. 줄여지진 않을 듯하다.. 비행기 짐추가 40kg했는데.. 그거 넘을듯...ㅠ 제발 공항가서 짐을 버려야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일단 최대한 짐을 싸봐야겠다. 오늘.. 잘 수 있을까...?^.ㅠ
오늘 저녁에는 하우스 메이트 분들과 나의 작별파티겸해서 마지막 저녁외식을 함께했다. 뭘 먹어야 할 지 고민하다가 리조트로 들어가면 한식은 잘 먹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멜번에서 마지막 만찬은 한식으로 정했다. 처음엔 바베큐를 먹을려고 했는데 오늘이 하필 일요일이라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바람에.. 도시락이라고 족발 맛있는 집으로 갔다. 우리는 불족발+마늘족발+막국수+알밤막걸리를 시켜먹었는데.. 오.. 역시나 소문만큼 맛있는 집이었다. 다같이 배부르게 먹고 소화시킬겸 플라그스태프 공원으로 산책가서 또 강아지들 실컷 구경하고~(너무 행복했다.. 정말 공원보다 이 강아지들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ㅜ) 집으로 돌아가다가 디저트 생각이 나서 집 근처에 있는 홍콩식디저트집에 가서 티저트로 당충전도 만땅으로 하고 집으로 컴백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또 좋은 사람들과 나가서 맛난 음식과 즐거운 이야기 꽃을 피워서 행복한 한편 내가 또 새로운 곳으로 가서도 이만큼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을까..?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란 불안감도 슬며시 떠올랐다. 뭐.. 이때까지 운 좋았던만큼 또 더 큰 운이 나를 따르겠지!! 나는 나를 믿는다!!ㅋ.ㅋ
후.. 아직까지 오늘이 멜번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란 게 믿기지가 않네.. 내일도 모레도 여전히 익숙한 이 곳에서 머물고 있을 것 같은데.. 새로운 곳에서는 또 어떤 여정이 펼쳐질까? 시작은 여전히 두려우면서 설렌다. 나의 새로운 시작이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오늘의 일기도 끝~ 멜번아 잘있거라! 그동안 즐거웠고 좋은 추억을 나에게 선사해줘서 고마웠다! 다시 만 날 그 날까지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