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호주 워킹홀리데이-* (2020.12.29~)
휴.. 이 일을 그 당시에 내 기분으로 썼다면 정말 온갖 욕이 난무하고 그 레스토랑에 대한 저주들이 쏟아지는 글을 작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조금 지났기에 마음의 안정도 얻었고 긍적적인 회로를 돌려봤기 때문에 평온한 마음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그래도 욕이 조금은 난무할 예정임) 우선 발단은 내가 저번 포스팅에 말했다시피 떨어졌다 생각했던 한인레스토랑에서 트라이얼 연락이 왔고 트라이얼을 했다. 트라이얼을 공휴일날 오라고 해서 조금 의아하고 쎄하긴 했지만 뭐.. 기회가 온게 어딘가란 생각으로 갔던 것 같다. 아.. 정말 그 쎄함을 믿었어야 했는데^^; 무튼 무려!! 호주 공휴일인 오스트레일리아데이!!에 트라이얼을 갔다. 그리고 면접볼 때 사장이 두시간 무급 트라이얼은 잘 안시키고 거의 1시간만 일시키고 끝이라더니 두시간을 무급!!으로 열일하고 왔다. 아 지금 생각하니 또 열받는군^^; 뭐 일단 일하러 간거니 도착해서 나 트라이얼하러 왔다고 말하니 사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트라이얼하러 왔다고?"라고 하더니 알겠다며 앞치마를 주더니 입고 메뉴판을 정독하고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더라. 아니 그래 처음 봤을 때부터 쎄했다. 아니 본인이 12시 이후에 아무때나 오라고 했고 나는 1시에 간다고 분명 말을 했었는데 가자마자 날 떨떠름한 표정으로 보길래 뭐지..?싶더라.
무튼 메뉴판을 보면서 가만히 서있기 좀 뻘쭘해서 일 도울 건 없는지 물어보고 조금씩 도와주면서 그러고 있었다. 뭐 내 잘못을 말하자면 그래 메뉴 보라고 했는데 30분동안 메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한거..? 아니, 솔직히 나는 메뉴 그걸 다 외워야 하는지도 몰랐고.. 어차피 메뉴는 손님들이 메뉴판보면서 시키는데 그걸 외워야 하는지도 몰랐다. (근데 진짜 이건 내 잘못 100%임 인정함) 그리고 트라이얼하는 시간동안 나에게 뭘 가르쳐 주는 사람이 단 1도 없었다. 내가 다 물어보면서 이것저것 한 거고.. 아 그건 뒤로하고 30분정도 후에 사장이(아, 여기 사장은 한국사람은 아님. 다른 나라계 호주인이라는데.. 왜 한식집 사장인지 모를..;) 메뉴 다 익숙해졌냐고 물어보는거다. 여기서 솔직하게 아 아직 다 못익혔다고 말했는데 뭐 거기에 욱했는지 뭔지 갑자기 급발진하더니 너는 지금 2시간 트라이얼을 하러 여기 온거고 지금 벌써 30분이 흘렀다. 쉽게 말해 두 시간이 지난 후에 니가 잘하면 난 널 고용할거고 니가 못하면 난 널 고용하지 않을거다. 그러니 니 시간을 낭비하지마라!' 거의 정확하게 이렇게 말하더라. 후... 여기서 삔또가 확 상했다. 순간 내가 너무나 초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전혀 존중받지 못한 느낌. 완전한 갑과 을의 관계..? 아니 난 아직 여기에 일하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아니 알지 트라이얼이 그런거 아닌가 일을 잘하나 못하나 보고 일 시키려는 거 아니 뭐 근데 지금 막 온 사람한테 뭘 그렇게까지 바라는거임? 그럼 처음부터 뭐라도 알려주던가. 그리고 메뉴 주문 받는거야 누가 못하냐 그 전에 짬빠가 있는데. 그리고 테이블 치우고 있는데 한국말로 "빨리빨리" 이 지랄... 아... 정말 기분 확 상했다. 나 오늘 첫 날이라고..!!! 그리고 치우는 방법도 있어서 그거대로 하라더니 그거 겨우 한 번 보여줘놓고 6인이 왔다간 테이블 치우는 걸 겨우 몇 십초만에 혼자 하는 사람이 어떻게 금방 치우냔 말이다. 무튼 그런 것들에서 정말 기분이 확 상해서 여기서 저 사장이라는 사람과 일하기 싫었다. 그리고 어차피 저 사람도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것 같으니 여기선 일 안하겠네 생각했다. 뭐.. 이 레스토랑에선 일 안할거니까 일 설렁설렁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뭔가 한국인들이 다 이렇게 일 못한다는 인식을 그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심어주기 싫었다. 사장이 한국사람이 아니라고해도 거긴 한국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었고, 거기에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분명 한국사람도 있었으니까. 그 모든 사람들을 내 불성실로 인해 싸잡아 피해를 보게하긴 싫었다. 그래서 그 뒤로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하라는건 다했고 하라고 말하지 않은 것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주문도 받았고 테이블 체크도 했으며, 손님들이 먹고 간 테이블 정리는 정말 다 내 몫이었다.
그리고 두 시간이 훌쩍 지나서 이야기를 조금 나눴다. 난 그냥 안됐지만 우리랑은 일 못하겠다 이렇게 말할거라 예상하고 일단 끝나서 다행이다 일 못하겠다고 영어로 어케 말해야하나 그걸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뭐 내 이력서를 토대로 어디에 사는지, 얼마만큼의 시간을 원하는 지 시급은 얼만지 이런것들 이야기와 오늘 내가 일은 괜찮게 했다고 말하더라!!!!!!!! 후 그래 이게 바로 한국인의 파워다 이 자식아!!!!!!! 뭐 여튼 다음 주부터 시간을 준다길래 아.. 날 쓰려는 거구나 싶었고 조금 우쭐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 해달라길래 여기서 일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말 솔직하게 니가 X같아서 여기서는 일 안할거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뭐 내가 치기어린 어린애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말할 용기는 없는 쫄보기에..^^; 그냥 여긴 너무 바쁜 매장이고 나는 니가 봤듯이 조금 느린 사람이다. 난 이런 것들로 인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진 않다. 여긴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뭐 안되는 영어로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들은 이런 것들인데.. 이게 잘 전달된 건지는 모르겠음. 일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영어로 열심히 말했다^^;) 뭐 그래서 사장이 아, 그래 그럼 여기서 일 못하겠단거야? 라길래 ㅇㅇ했고 그렇게 첫 시티잡 트라이얼이 끝났다. 그리고 예상했다시피 트라이얼 두시간은 공휴일이라 할지라도 무급이었고^^; 집에 올 때 치킨 하나 얻어왔다.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울분에 차서 친구들에게 이 곳의 만행을 다 알렸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같은 하우스 하메들에게 이 레스토랑 사장의 X같은 행동을 다 일러바쳤다..^^;(뒷 끝 심한 1인) 그 사장은 알았어야한다. 내가 거기에서 일하게 되지 않았을 때는 나는 잠재적인 그 레스토랑의 고객이 될 수도 있는거다. 그리고 불쾌한 경험을 겪은 이후엔 그 레스토랑에 대해 악감정만 남은 고객인거다. 쉽게말해 거기에 대해 이런 악평을 남길 수도 있음을 그 사장은 인지하고 트라이얼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인간에 대한 존중은 해줘야한다. 트라이얼이 뭔가? 그 사장이 말했듯이 사장이 나를 쓸 지 말 지를 결정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일자리 구하는 사람이 그 레스토랑에 대해 일을 할 지 말 지 결정하는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솔직히 마지막에 조금은 고민했다. 그냥 일 해보고 결정할까? 기회 줄 때 잡을까? 하지만.. 난 일이 힘든건 버틸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든건 너무 싫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해 정말 악감정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면 나만 힘들단걸 알만큼 난 나이를 꽤 먹은 어른이다. 그리고 워홀.. 솔직히 몇 년 안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정말 싫은 사람과 부대끼며 일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정중하게 거절했고 잘했다 생각한다. (물론 후회가 단 1도 없다는건 거짓말이지만)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가 시도도 안해보고 딱 잘라 거절했다하니 다들 거기 얼마나 거지같은 곳이었으면 니가 바로 안한다 했냐며 놀랬었다. 그만큼 나는 일단 시작한 일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일이 드물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써는 것이 나의 좌우명 아닌 좌우명이니까. 내 생각엔 내가 지금 돈이 궁한 것이 아닌게 이 일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던 것 같다. 그 점에 대해서는 양고기 공장에서 열일해서 돈 벌어온 것에 정말 감사하는 바이다. 돈이 궁했었다면 퀼리티 떨어지는 이런 일도 감지덕지하며 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이 트라이얼로 인해 조금은 시티잡의 생태계(?)를 안 것 같다. 뭐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알았단 말이다. 그리고 일 지원하는 거에 대해서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트라이얼해보고 아니면 그만두면 되는거다. 나에게 맞는 일은 어디에든 존재하는 법이니까.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트라이얼로 인해서 그래도 손님들을 직접 대해봤고 캐나다에서 써먹었던 내 서버 생존영어들이 아직 녹슬지 않았단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무튼 큰 경험을 해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고나니 이 트라이얼이 그냥 그저그런 불쾌한 경험만은 아니었다란걸 알았다. 이 경험으로 인해 일자리 지원이나 트라이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나는 다른 더 좋은 곳으로 갈꺼다!
트라이얼 실패의 경험은 뒤로하고 어제는 또 오랜만에 멜번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하고 보타닉가든으로 향했다. 심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했었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생각에 좀 잠기고 싶었다. 날씨가 좋아서 걷기도 좋았고, 야라강을 따라 걸으며 마음의 여유를 조금은 찾을 수 있었다. 보타닉가든에 도착해서는 잔디밭에 누워서 따듯한 햇살을 만끽했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단위의 입장객들이 많았다. 뭔가 평화로웠다. 귀찮음을 물리치고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무들 사이에 둘러쌓여 흙냄새 나무 냄새 맡으며 햇살을 쬔 평온한 하루였다.
오늘은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길래 나갈까 말까 고민을 조금하다가 결국엔 나갔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 유명한 카페에 가서 커피도 사마시고 도서관가서 일자리 지원도 다시 해보고 아니면 실컷 책이라도 읽자 싶었다. 무튼 도서관으로 향하기 전에 멜번에서 커피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Patricia(패트리샤)라는 카페를 찾아갔었다. 카페는 조금 인적이 드문 골목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내가 주문하고 기다리는 내내 손님들이 오더라. 블로그에서 봤던대로 카페안은 정말 딱 커피 만드는 공간정도만 있지 손님들이 앉을 테이블이나 의자는 없었고, 밖에 우유상자..(?) 같은게 몇 개 배치되어있었다. 정말 맛으로 승부를 본 곳이구나 싶었다. 원래 카페란 손님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는 맛이 있는데 여긴 정말 딱 커피 테이크 아웃으로만 파니까.. 그리고 이 집 커피는 정말 커알못인 내가 마셔도 굉장히 고소한 맛이 강한 라떼였다. 유명한 곳은 이유가 있구나..싶더라. 솔직히 라떼아트보고싶어서 라떼시킨건데.. 테이크아웃잔에 받으니 그냥 며칠 전에 갔던 카페처럼 라떼아트는 없었다고 한다...ㅜ 다음에 다른 카페를 간다면 꼭 안에서 먹어야지!! 무튼 그렇게 패트리샤에서 커피를 사들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아!! 그리고 오늘 도서관에 가서 그냥 열심히 한국책을 읽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더라. 모르는 번호로는 전화를 받지 않는 나로서 그냥 스팸인가.. 뭐지.. 어디 지원한 곳 중에 하나려나.. 뭐.. 급한 곳이면 보이스 메일 남기겠지 싶어서 안받았었다. 근데 정말 보이스 메일이 왔더라 그냥 문자도!! 보니까 내가 블로그로 이것저것 찾다가 발견해서 오.. 좋은 곳 같은데? 싶어서 일자리 사이트에서 찾아보고 지원했던 어느 리조트에서 온 연락이었다!!!!! 순간 정말 너무 놀라기도 했고.. 난 영어도 잘 안되는데.. 특히나 전화영어는 더 못 알아들을게 뻔해서.. 그냥 무시할까도 싶었지만..! 어차피 전화고 내 얼굴도 모르는데 철판깔고 무슨 말인지 들어나보자! 싶어서 콜백을 해서 리조트 매니저와 통화를 했다. 뭐.. 열심히 들어보니 이것저것 묻더라. 면허는 있냐 비자는 언제까지냐 우리 리조트가 뭐로 유명한지 아느냐 등등.. 제대로는 못알아들었지만 나름 열심히 대답했다. 심장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인터뷰를 따냈다!!! 캬캬캬캬캬캬캬 이대로 지역이동을 하느냐 마느냐.. 고민을 했는데.. 아마 지역이동을 하게 될 것 같다. 행복하다. 일단 거기서 인터뷰를 보고 만약에 안되면 이동한 지역에서 다시 또 처음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뭐.. 지금 코로나때문에 내가 지역이동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도착해서 쿼런틴을 해야하는지 등등 찾아봐야 할 것들이 정말 많은데.. 헷갈린다. 난 핫스팟에 있지도 않았고 내내 멜번에만 있었기 때문에 쿼런틴은 안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혹시 모르는거니까..ㅠ 일단 열심히 찾아보고 지역이동 잘해야지! 후후.. 이렇게 되려고 그 거지같은 한인잡 튕궜나보다. 리조트일 따냈으면 좋겠다!! 나 열심히 잘 일할 수 있다고요!! 최선을 다할테다!! 좋은 경험 많이 쌓고 좋은 풍경 눈에 가득 담아 나와야지! 그럼 다음 포스팅은 리조트 일 관련 글이길 바라며..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