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호주 워킹홀리데이-* (2021.12.30~)
06/04/2022
원래라면 오늘 첫 스윙을 받아서 하우스키핑으로 이스터연휴까지 일을 했어야했다. 하지만.. 우려하던대로 나는 메디컬을 미리 받지 않았었기때문에 임시로 받았던 이 황금같은 스케줄을 받지못했다. 근데 진짜 좀 억울한게.. 스윙 스케줄 받자마자 바로 메디컬 관련해서 메일 넣었었고.. 그 뒤로는 전화도 2번이나 했으며 총 메일로 물어본게 3번이다. 나는 할만큼했는데도 메디컬 관련 정보를 화요일까지 받지못했고 결국 첫 스윙을 놓쳤다. 이 거지같은 에이전시랑은 일을 못할 것 같다는게 내 결론이다. 시간만 낭비한듯..^^;; 뭐.. 그래도 다음날 바로 메디컬 부킹을 잡아줬길래 약속은 약속이니 메디컬은 받으러 다녀왔다. 솔직히 메디컬 별거 안 할 줄 알았다. 소변검사나 하려나..싶었는데 막상 또 가보니 뭔가 사람들이 이 방 저 방 꽤 많이 불려다니길래 긴장을 했다. 솔직히 영어가 부족한게 제일 걱정이었다. 뭐 하나라도 못알아들을까봐.. 항상 병원가면 주눅이 그렇게 들수가없다...
무튼 메디컬센터에 약속시간보다 한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서류작성을 먼저하는데.. 크게 어려운건 없는데 나는 영어가 부족하다보니 모르는 단어 같은 거 검색해보면서 작성하느라 여기서 40분을 넘게 시간을 소비했다...^^; 그리고 꽤 디테일한 것들을 물어보더라. 멘탈관련 질문도 있고.. 뭐 암튼 작성을 다 마무리하고나서 조금 기다렸다가 검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기본 검사 키, 몸무게(몸무게 한 1년만에 재서 궁금했는데 1년 전보다 조금 줄었지 그냥 비슷하더라...^^;), 시력검사, 폐 호흡관련 검사(?), 혈압재기 등등.. 나는 시력이 나쁜 편이라 안경을 쓰고 갔는데 내가 쓰는 안경이 리딩용인지 아니면 시력교정용인지 뭐 이런것도 자세히 물어보시더라. 뭐.. 그리고 보통의 신체검사와 비슷했는데.. 중간에 그 눈동자 관련 검사라고 해야하나? 눈동자가 선생님 손가락을 잘 따라가는지 뭐 이런 검사도 했는데!! 이거 완전 내가 즐겨보는 외국 검사 ASMR과 똑같은것이 아닌가!!! 오오.. 되게신기했다!!! 무튼 검사가 끝난 후에는 내 멘탈 답변 점수가 좀 높았는지 관련해서 왜 우울했는지 이유가 뭔지 등등 좀 자세히 물어보셨다. 솔직히 이런 정밀한 검사는 처음이라 좀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첫번째 선생님과의 검사가 끝난 후 다음으로는 청력테스트를 했다. 이건 재작년에 공장에서 일하면서 한 번 해봤던거라 방법은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떨리는건 어쩔 수 없더라..ㅠ 무튼 소음이 차단되는 작은 방(?)에 들어가서 앉은다음 안에 비치되어있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어느쪽이든 소리가 들리면 또 옆에 위치되어있는 버튼을 누르면 되는 간단한 검사이다. 하지만 이게 만만히 봐서는 안되는게 소리가 정말정말 작게 울린다... 정말 온 신경을 귀에 집중시켜야 작~~게 들리는정도...? 처음에는 아무소리도 안들리길래 뭐가 잘못된건가...? 했는데.. 곧이어서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들리더라..; 아마 내가 버튼을 안눌러서 소리를 키우신듯 해서 얼른 버튼을 눌렀다. 진짜 열심히 들어보려고 했는데.. 아마 제대로 못들은게 많은 것 같다. 귀가 안좋아진 것 같아서 조금 우울했다...ㅠ
청력검사 다음으로는 체력검사를 했다. 와... 체력검사... 쉽게 생각했는데... 평소에 운동 안하는 체력거지인 나는 조금 힘들었다고한다...^^; 그냥 선생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시면 그대로 따라서 팔을 들어올린다거나 허리를 비틀어본다거나 제자리에서 몇 번 걷는다거나 하는 쉬운 동작들도 했고, 10키로짜리 쇳덩이를 들었다 올렸다 열번.. 플랭크 2분...; 팔굽혀펴기 이런 꽤 난이도가 높은 동작들도 했다. 진심 플랭크... 왜 다들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하는지 알겠더라... '분명 한 30초 지났겠지?' 했는데 초시계보면 10초 막 지나고 있어서 띠용했다..; 그래도 운동은 되는 듯... 다음날 아침까지 배가 좀 땡기는게...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날 잠깐 했다..^^;
체력검사후에는 마지막으로 소변검사를 했다. 신기한건 여기서 체크하는 건 약물을 먹었는가 아닌가를 검사해서 그런건진 몰라도 화장실 문을 다 닫으면 안되고 검사해주시는 선생님도 문 옆에서(보이지는 않는.. 그냥 문 가까이에서 서서 내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 약간 올림픽 선수들 도핑검사 하는 장면이 생각나더라... 물론 똑같지는 않았지만...!?) 무튼 소변검사는 뭐 별일없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잘못된게 있는지 나보고 오늘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시고는 당성분이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솔직히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다. 그냥 슈가 뭐라뭐라 하시길래... 이렇게 이해함.)손가락을 찔러서 검사를 한 번 더 하시더라. 피검사까지 하고 나서는 괜찮은지 나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도 좋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조금 더 기다리니 최종적으로 의사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청진기로 심장소리 듣는거, 숨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 하면서 체크하시고 누워서 배 여기저기 눌러보시더니 이걸로 검사는 끝! 모든게 정상이라고 괜찮다고 해주셔서 마음편하게 먹고 나왔다. 그리고...내가 제일 꼴찌로 나왔다...^^; 다른 선생님들 4시 땡하고 다 퇴근하시고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늦게 4시 15분인가에 나왔다는.......^.ㅜ 무튼 내가 이 FIFO잡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메디컬을 받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정밀 검사를 공짜로 받아보리오!? 모든게 정상이라니 또 더 마음이 놓이고...!ㅎㅎ 다음에 다른 잡 구했을 때도 메디컬 체크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디컬 끝내고 기분좋게 운동삼아 집까지 걸어왔다는 사실~~ 다른 운동 안하니까 걷는거라도 열심히 해야지..!!
07/04/2022
아! 이 날은 드디어!! 이사를 했다!! 빠밤!!! 수요일날 짐 다 빼겠다고 말했었는데, 노티스는 2주전 목요일날 줘서 돈은 목요일까지 지불했던 상태였다. 뭐.. 이때는 수요일날 첫 스윙 떠났을 줄 알았지...^^;;; 무튼 FIFO잡이 결국에는 어그러지고... 그냥 새로 구한 집으로 이사를 했다. 사실 집을 새로 구해야하는 이유가 생겨서 몇 주 전부터 집을 열심히 구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내가 원하던 East Perth에는 원하는 집도 없고.. 아니면 너무 비싸고 그래서 계속 flatmate나 gumtree를 진짜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들락날락하면서 방을 구하고 있었다. 무튼 그러던 차에!! 그냥 완전 갑자기!! 가격은 조금 있으나 그래도 시티에 아파트에다가 아시안여성전용 아파트 룸이 나온게 아닌가!! 그래서 그 공고 보자마자 연락해서 다음날 바로 방보고나서 괜찮길래 디파짓 걸어놓고 13일날 이사들어온다고 말 다 해놨는데.. 앞서 말했듯이 fifo잡이 어그러지면서 집주인분께 먼저 들어와도 되는지 물어보고 그냥 목요일날인 어제 바로 이사들어왔다.
시티에서 살아보는건 멜번시티에서 2달 살아본 것을 제외하고는 호주생활 2년 4개월만에 두번째다...!! 시티생활.. 장단점이 다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편의시설이 모여있어서 한 두어달 지내보기에는 꽤 괜찮은듯하다. 전에 지내던 집은 집주인이 하루종일 집에 있어서 뭐 만들어 먹기 불편했다면.. 이 집에는 다들 일하거나 학생이라 뭐 만들어 먹기 편하고 다들 서로 배려해주는 것 같다. 누가 요리하는 것 같으면 다들 안나옴...ㅎㅎ; 물론 나도..!ㅋ.ㅋ 이런 사소한 배려들이 참 좋단말이쥐...! 이제 여기서 지내는 동안 별 일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시티생활 시작이라구..!!>,<
08/04/2022
오.. 드디어 오늘! 영어수업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와 점심 약속을 잡았다. 아, 영어수업은 저번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스쿨홀리데이 기간동안 영어수업도 방학을 맞았다. 4월26일날 재개된다니.. 그때 맞춰서 다시 나가야지! 무튼 이 친구와 약속을 잡은 이유는.. 내가 수요일날 스윙을 나갈줄알고 그 전에 일단 2주 노티스는 줬고 방은 빼는데 내 모든 짐이 들어있는 큰 캐리어 2개를 어디에 맡길것인지가 고민이었다. 이사나오기 전 집에 맡기려고 생각했었는데.. 전 집주인은 좀.. 돈에 목숨거는...? 인색한 사람이었던지라.. 짐 맡겨달라 물어보면 돈을 달라고 할 것 같았다...^^; 돈까지 줘가며 맡겨야하나.. 생각하고 있던걸 이 일본인 친구에게 이런 고민이 있다며 대화하면서 말했었는데 이 친구가 내 짐을 본인 집에 맡겨준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ㅠㅠ 정말 너무 고마웠다. 솔직히 이 친구에게 맡겨야겠다고는 생각 안했다. 되든 안되든 일단 집주인한테 먼저 물어보려고 했는데.. 무튼 그 다음에 만났을 때도 짐 맡겨야하면 본인한테 말하라고 해줘서...ㅠ 미안하더라도.. 내 마음이 더 편한 이 친구에게 부탁하자..! 생각하고 맡기려고 했었다.
뭐.. 근데 앞에 여러번 말했다시피 수요일 스윙을 못가게 되었고... 짐을 못맡기더라도 흔쾌히 날 도와준다고 해준것에 일단 정말 감동을 받았었다. 그리고 영어수업도 이제 방학이라 이 친구 만날 일이 한동안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한번 밥이나 먹자고 얘기했고 오늘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이제 시티에 사니 약속을 잡아도 느즈막히 나가도 되고.. 시티에서 만나는 것도 편하고 해서 좋은 것 같다! 오늘은 이 친구가 저번에 한 번 얘기했었던 일식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가 여기 주인분들과 아는 사이기도 했고 요리도 맛있다고 칭찬을 했었기에 가본 것이다. 솔직히 이 집은 정말 눈에 안띄는 골목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뭔가 밖에서 보기엔 큰 기대를 안했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니 꽤 넓은 공간에 정말 일본에 와있는 듯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요리들도 가격도 꽤 합리적이고 요리 구성이나 맛도 괜찮았다!! 진짜 딱 일본 튀김요리(돈까스,치킨,생선까스등등) 전문점 느낌! 이 친구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음식점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쳤을텐데.. 친구덕분에 좋은 음식점을 알게되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카페에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랑 얘기를 조금 더 나누었다. 아, 이 친구랑은 뭔가 영어로 대화를 하면 술술 얘기가 나온다. 같은 아시안이라 그런가... 아니, 이 친구가 착해서 나랑 맞는것 같다..!ㅎㅎㅎ 무튼 함께 밥이랑 커피를 먹으면서 서로 영어스피킹도 연습했다!ㅎㅎ 퍼스에 와서 하나 얻은건 친구들인 것 같다. 일은 못구했지만 사람은 얻었어...! 퍼스를 떠나더라도 이 인연이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3일간의 나름 바빴던 일정을 정리해봤다. 여전히 백수신세이지만.. 그냥 나름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