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호주 워킹홀리데이-* (2021.12.30~)
유후~ 갑작스럽게 생각지도 못했는데 펍에 놀러가게 되었다. 오늘도 역시 무료 영어수업을 열심히 듣고 일본인 친구, 중국인 친구와 함께 집 쪽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중국인 친구는 다른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펍에 가기로 했다고 다들 맥주 마실 줄 아느냐 펍에 가봤느냐 뭐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다가 다들 맥주 마실 줄 안다며 다음에는 다같이 펍에 가자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흘리고 헤어지고 도서관으로 가는데 갑자기 약속있다던 중국친구가 카톡으로 시간나면 같이 펍에 가자고 제안해준거다!! 솔직히.. 아직 이 중국친구랑 많이 안친하기도 하고.. 나는 모르는 다른 친구가 낀다는데.. 좀 어색할 것 같아서 안가려다가.. 아니 이런 기회 아니면 또 언제 펍에 가보나!싶어서 그냥 같이 가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다.
아니.. 근데 내가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으니... 펍에 놀러가는데... 오늘 나의 옷꼬라지는... 말도 못하는 수준...^^; 그렇다고 이것때문에 집에 갔다올 수도 없고..^,ㅠ 이 날은 유독 편하게 입고 영어수업을 들으러 갔었는데, 음.. 레깅스에 스포티한카라티, 책 잔뜩 들어간 백팩에 운동화까지... 완전 어디 운동하러 가는 사람이라고 하면 딱 좋을만한 아웃핏이었다... 친구가 장난으로 오늘 이쁘게 입고 나와~라고 하길래 아...; 오늘 같이 못가겠다싶어서 '나 오늘 옷이 엉망인데.. 이러고 펍에 가도 상관없을까? 나 옷갈아입으러 갈 시간도 없는데.. 좀 그러면 나는 다음에 같이 놀게..'라고 답장을 했는데, 친구가 아니라고 정말 장난이었다면서 그냥 편하게 입고 나와도 상관없다고 노스브릿지쪽에는 펍도 많으니까 안되면 다른 곳가면 된다고 그냥 나오라고 그러더라..ㅎㅎ;; 그래서 뭐.. 그냥 그래 뭐 어차피 맥주마시고 얘기하러 가는건데~싶어서 알겠다고하고 만나기로 하기 전까지 도서관에서 시간떼우다가 친구를 만나러갔다.
이 친구와 이렇게 이야기를 오래 나눈 것은 처음이었는데.. 처음엔 좀 어색하고 그랬지만 친구가 친절하게 여러가지 질문도 해주고 그래서 편해졌다. 그래도 나름 한 달이 넘게 얼굴보고 인사하며 같이 수업들었던 친구라서 막 굉장히 숨막힐정도로 어색하고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나를 초대해준 영어수업친구(A)의 친구(B)도 도착해서 다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 이 B라는 친구는 정말 완전 에너자이저!! 아웃고잉 그 자체! 같은 친구였다.ㅎㅎ 댄스 좋아하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거 좋아하고 집에 있는걸 굉장히 따분해하는 친구였다. 나와는 정반대... 이 친구의 에너지와 성격이 부러웠다. 무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펍에 가기 전에 우선 저녁을 해결하기로 정하고 밥집을 찾으러 떠났다.
그런데 이 날이 서호주 보더가 열리는 첫 날이어서 그런건지 몰라도,,(B라는 친구는 이게 원인일 것 같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걸릴까봐 두려워하고있다고..ㅎㅎ) 노스브릿지쪽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더라..ㅠ 그래서 어디갈지 계속 돌고돌다가 결국 우리가 정한 곳은 바로 드래곤 마라탕집!!! 정말 신기한게 나도 여기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친구들이 여기로 가자고해서 좀 들떴다.ㅎㅎ 드래곤 마라탕은 멜번에 있을 때 굉장히 유명한 마라탕 집으로 기억하고 있다. 항상 사람들이 줄서서 먹던 곳이었는데.. 체인점이었다니!! 멜번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이 마라탕이라고들 우스갯 소리로 사람들이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나는 뭐 한국에서도 마라탕은 먹어본 적도 없고 별로 그렇게 땡기지도 않아서 먹을 생각도 안했었다. 하지만! 멜번 떠나기 전에 같은 집에 살던 하우스메이트 동생과 먹었던 마라탕이 정말 눈 휘둥그레지게 맛있었어서 언젠가 한번은 또 마라탕 도전해봐야지.. 생각했던 참이었다. (동생과 먹었던 마라탕은 아마.. 멜번에서 유명한 마라탕집 중 한군데로 꼽히는 잔스키친이지 않을까.. 예상한다. 후..여기 국물맛을 잊을수없다.)
아무튼! 친구들과 함께 1그릇에 나눠먹기로 하고 여러가지 재료들을 담기시작했다. 근데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재료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ㅠ 쪼꼼 실망.. 제일 기대했던 중국당면도 없고.. 어묵도.. 막 떡어묵 이런 것도 없구...ㅠ 저녁이라 그런건가..싶기도하고.. 친구들과 함께 먹는거라 내가 못먹는 재료들을 친구들이 선택하기도 했지만 뭐.. 그래도 난 어차피 국물이 진하고 고기만 조금 먹을 수 있으면 되니까..ㅎㅎ 구글에서 찾아봤을 때 마라탕국물이 진한 사골국물이 아닌 것처럼 보여서 혼자서 갈까말까 고민을 했던 거였는데, 오늘 맛이 어떤지 먹어보고 다음에는 나혼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재료를 모두 담아서 무게를 재고 결제한 후 어떤 요리로 만들건지 맵기는 어떻게 할건지 정한 후 조금 기다리니 마라탕이 나왔다! 오... 근데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진한국물이 나왔다!!! 오예~ 맛도 꽤나 맛있었다. 멜번 잔스키친에서 먹었던 그 맛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맛있게 먹고 나왔다. 같이 간 두 친구들이 중국친구들인데 이 친구들도 이 집은 처음 오는 거라고 하더라. 중국사람들은 마라탕이나 마라상궈같은거 굉장히 좋아하고 자주 먹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무튼 맛있게 먹고 오늘 우리의 목적인 펍으로 향했다!!
어디 분위기 좋은 펍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찾아 들어간 곳은 바로 Neon Palms이라고 밖에서 보면 안에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비추고 막 어디 바닷가 근처 휴양지에 놀러간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 노스브릿지 왔다갔다하면서 이 곳은 코너에 있으면서 화려해서 눈에 매번 띄던 곳이었는데, 여기를 가게 되다니..!ㅎㅎ 오늘 내가 가보고싶다고 생각했던 곳을 다 가봐서 증말 좋았다. 생각보다 안에 매장도 꽤 크게 지어져있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흘러나오는 노래들도 좋았다. 같이간 친구 B는 노래가 맘에 든다며 서서 춤을 추기도 했다.....^^ 다같이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춤도추고 이야기도 조금 나누면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낸 후에 친구B가 저녁에 일을하러 가야해서 펍을 나왔다.
혼자 가기엔 꽤나 뻘쭘한 곳이 펍인데 가보고 싶었으나 지금은 혼자인 상황이라 가 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다같이 펍에 놀러가봐서 기분이 좋았다. 이런게 바로 살아있는 기분!!?ㅎㅎ 요즘 일 못구해서 스트레스 조금씩 받고있는 중이었는데 스트레스가 약간은 날아간 기분이었다. 다음에도 또 이렇게 신나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