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호주 워킹홀리데이-* (2020.12.29~)
오늘은 딸까말까 고민을 많이 하던 RSA자격증 시험을 치러 다녀왔다. 솔직히 이번달 안으로 무조건 일자리를 구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지만 겁난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나 자신이 참 한심스러워서 뭐라도 동기부여를 하자! 이렇게 시간만 죽이며 놀바에야 영어듣기라도 하러가자!라는 생각에 홧김에 신청했다. 그리고 일단 내지르고 보니 슬슬 겁이나더라. 이게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몇 만원 써가며 따는 자격증인데.. 영어듣기하는 셈친다고는 말했지만 한번에 못붙으면 시험비가 아까울테니 전 날부터 인터넷으로 여러 싸이트들을 돌며 족보란 족보는 다 찾아보고 쪼금 공부를 했다. 뭐 다들 말하는 걸로는 시험은 절대 어려운 거 없고 강사님들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픈북 또는 휴대폰으로 검색가능하다라고 입모아 이야기를 하길래 크게 걱정은 안하긴 했었다. '당연히 나도 붙겠지? 하지만 모든게 영어로 진행될테니 나는 한글로 적힌 글이라도 조금은 보고 가야지' 정도 였달까..? 그래도 시험은 시험인지라 당일날에는 조금 떨리긴 하더라. 아, 물론 시험에 대한 걱정보다는 어떤 블로그에 적힌 처음에 가면 자기소개를 한다는 글이나 다같이 영어로 취객과 서버의 입장이 되어서 영어로 롤플레이를 한다는 글 때문에 엄청난 긴장을 하고 갔었다.
멜번에서도 RSA를 알려주는 학원이 꽤 많이 있었는데, 난 그냥 구글에 평점이 가장 높고 많은 사람들이 쳤다고 나오는 곳에서 코스를 신청했다. 가격은 다 비슷비슷하게 평균 $50불이 지금 멜번 RSA 자격증 비용인 것 같고 난 $1불 싼 $49불을 결제했다. 내가 신청한 RSA코스는 빅토리아 마켓 근처에 위치해 있었고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배우는 코스였다. 학원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구글 맵을 믿고 잘 따라가보니 학원 앞에 RSA관련 정보가 적힌 광고판(?)이 유리벽면 가득 채워져 있어서 멀리서도 저기구나..하고 알았다. 내가 블로그에서 본 글에는 오전 10시 땡 되어야 학원 문이 열린다길래 밖에서보니 문이 닫혀있는 것 같아서 열어볼 생각도 안하고 이십분 전에 도착해서 그냥 가만히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몇 분 더 지나니 이 코스를 들으러 온 것 같은 사람도 오더라.. 내가 밖에서 기다리니까 그 사람도 같이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 뭔가 아.. 혹시나 문이 열려있는건데 내가 밖에 서있어서 내 뒤에 오는 사람들이 다 저렇게 기다리면 어떡하지..란 불안감에 학원 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안에 사람이 앉아있는거다!!! 오마이갓!! 그래서 문을 당겨보니 너무나 쉽게 열리길래 얼른 들어가서 구석자리를 선점하고 앉았다.
뭐.. 그리고 열시까지 수강생들을 기다렸다가 시간 되자마자 수업을 시작했는데... 이건 내가 블로그에서 봤던 것처럼 책을 나눠주는 것도 아니요.. 그냥 피피티로 강사님이 다다다다다 말씀을 시작하시는데.. 이게 정녕 맞는건가.. 싶었다. (아, 그리고 자기소개나 롤플레이 할까봐 정말 수업 내내 심장이 터지도록 긴장을 했는데 그런건 없었다고 한다^^) 아니 이렇게 허술하게 수업이 진행된다고요...? 뭐..물론 내가 못알아들어서 그런걸지도..^^; 아, 그래 수업 들으면서 느낀게 정말 나 영어 완벽하게 안되는구나 였다.. OTL... 강사님 말씀도 너~~무 빠른데다가 정말 호주발음이어서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건 수업이 아니라 부분부분 영어단어 몇 개 였다..... 아마 이게 찐 호주사람들의 보통의 대화 속도겠지.. 싶어서 내가 이 자격증을 딴다 한 들 일자리를 구할 수나 있을까.. 하며 수업 내내 자괴감만 들고요...ㅠ 아, 그리고 이 수업에 동양인은 거의 내가 유일했던 것 같다. 나는 거기에 동양인이 그래도 꽤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ㅠ 그래서 더 긴장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것 같다. 아니.. 이렇게 돈내고 수업들으러 간 곳에서도 다들 외국인이라고 주눅이 드는데 오지잡을 구한다고...? 내가 정말 오만했던건 아닐까...?란 생각과 다시 한인잡에서부터 차근차근히 올라가야할지도 모르겠단 슬픈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무튼 수업은 뭐.. 영어듣기 평가로 전락해버렸고.. 네시간동안 진행된다던 수업은 겨우 두어시간이 지났는데 끝이 나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험을 쳐야했는데 내가 본 글들에는 다들 종이를 나눠주고 거기에 답을 체크해서 내면 그 날 바로 강사님이 채점해서 결과를 알려주고 자격증을 바로 그 날 나눠주기도 한다던데.. 여긴 아니었다..... 우선 큐알코드를 찍어서 본인 폰으로 시험을 쳐야했고, 문제를 다 풀고나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거였다. 아, 처음에 설명해주실 때 혹시나 시험에 통과하지못하면 큐알코드를 다시 부여해준다고 시험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라고 하셨었다. 20개의 객관식 문제중에 14개를 맞으면 된다. 그리고 시험칠 때 강사님이 어려운 문제 같은건 도움이 필요하면 다 알려주시는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이것도 뭐.. 그냥 돈주면 받는 자격증 인 것 같더라...^^; 워홀러의 피같은 돈 다 뜯어가라 그래!
그리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요즘 난 일도 없고 그냥 집에만 있으니까 데이터 충전없이 그냥 와이파이 유목민으로 살고있었다. 하지만 자격증시험에 큐알코드라는 변수가 나타났고 그 시험장에 공공와이파이 터지는건 없었을 뿐더러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하냐고 강사님께 여쭤봤지만 본인은 비밀번호 모른다고..... 휴... 어떻게 해야하나 멘붕인 상황에서 같은 수업을 들었던 어느 엔젤분께서 와이파이 필요하냐며 그럼 본인 핫스팟을 켜준다고 하더라... 정말 그 분... 그 당시에 경황이 없어서 그냥 땡큐만 했지만.. 어디서 사시던지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길...! 무튼 그렇게 핫스팟을 연결받은 나는 바로 데이터 충전을 완료하고 시험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대로 내가 제일 꼴찌로... 마지막까지 시험지를 붙잡고 있었다...^.ㅠ 난 영어도 부족하고 문제 이해조차도 못하니까!!!ㅠㅠ 뭐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내가 전 날 족보보고 적어간 것들이 똑같이 많이 나왔다는거다. 이게 없었다면 난 통과 절대 못했을듯..^^ 무튼 이렇게 허무하고 허술해보이는 RSA코스와 시험을 다 끝내고 나와서 우울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빅토리아마켓에서 물건 좀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마 내일 쯤에는 자격증이 날라오겠지..?(이미 마음속으로는 합격했음ㅋ.ㅋ) 이젠 정말 잡 구할 일만 남았구나...^^;; 어차피 자격증도 땄으니까 서빙일도 알아보고 다 알아봐야지!! 이 코스를 듣고나니 다른 영어듣기(다 알아듣지도 못하니까 수업듣는거라곤 말 못하겠음..하하^^;;) 연습을 위해 다른 코스도 들어볼까 생각중이다. 가령 카페에서 일하고 싶으니까 바리스타 코스라던지.. 그런거? 아.. 증말 바리스타코스 돈만 조금 싸면 두 번 세 번도 듣고싶은데.. 비싸니까 한 번 들을까말까도 굉장히 고민된단 말이지... 조금 싼 바리스타 코스 없는지 알아봐야겠다.
아! 맞아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하우스메이트 동생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바리스타 코스들어볼까도 고민중이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동생이 본인이 우유거품기가 있다며 가져와서 라떼아트 시연과 함께 어떻게 라떼아트를 하는지 알려줬다. 동생은 한국에서 카페에서 오래 일한 경력과 함께 멜번에 와서 짧지만 잠깐 동안 카페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능력자다! 동생의 생생한 시연과 가르침을 받아 나도 이 날 라떼아트를 도~전! 했는데.. 왠걸.. 라떼아트 정말 어려운거더라.. 유튜브로 라떼아트 만드는 영상을 봤을 때는 정말 너무나 쉽게 라떼아트하던데..!! 왜 내가하면 하트가 하트가 아니고 둥근 모양 궁둥이모양 아예 찌그러진 모양 뭐 다양한 모양이 나오더라.. 하트는 겨우 한 번 성공할까말까..?ㅠㅠ 이건 뭐 바리스타 코스 돈주고 배워도 이정도밖에 못나온다면 돈 너무 아깝겠는데?란 생각도 들고... 그래도 전문가에게 배우는건 좀 다를까 싶기도 하니까.. 생각해보고 여러 코스들도 다양하게 도전해봐야겠다. 뭐.. 이런건 여기서밖에 경험하지 못하는거니까! 무튼! 이번 달에는 조금 더 열심히 더 생동감있게 살아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으며!! 오늘 포스팅도 끝~